2021년 상반기 카카오 인턴쉽 Data/Machine Learning 직무로 지원하였습니다.
다른 곳에서 이제 막 신입으로 근무를 시작하고 있을 때였지만, 2021년 상반기 지원한 곳들 모두 코테 응시까지도 못 미치고 서류에서 좌절만 맛보고 끝나버린 상태라 아쉬웠는데
맞다 카카오는 코테부터 보는구나!
가 생각나 카톡에서 채용 배너를 보자마자 프로그래머스에 코테 신청을 했습니다.
시험은 5/8 일 토요일 낮 2시부터 4시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자료구조&알고리즘 과목을 배우지 않아서(배울 수 있지만 다른걸 들을 수도 있는.. 그런 잡탕과였습니다 하하) 혼자 멘땅 해딩으로 백준, 코드포스, 릿코드, 프로그래머스 등 여러 PS 플랫폼을 통해서 야금야금 공부를 하긴 했지만
기출 문제를 풀면서도 느꼈듯이 역시 카카오는 카카오 더라구요. 총 5문제가 출제되었는데, 1,2 번 문제는 비교적 쉬운 문제로 출제되어 금방 풀었던 것 같은데 3번 부터는 어라.. 어떻게 줄이지..?
하고 4,5번은 문제 이해는 가나 이게 되나?
싶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1번 : PASS
2번 : PASS
3번 : 19/20 TC (10/10 acc pass, 9/10 eff pass)
4번, 5번 : Fail
로 시험이 종료되었습니다.
작년도 후기 검색을 해보니 인턴의 경우 3~3.5 Pass 정도가 컷트인 것 같더라구요.
아쉽지만 나중에 해설 올라오면 4,5 번 풀이 보면서 또 공부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도 감사하게도 분포가 2.5~3.0 Pass 에 많이 몰렸는지 코테 합격 메일을 일주일 정도 뒤에 받았습니다.
(세상에 마상에)
이후 서류 제출을 위해 부랴부랴 지원서를 작성하였는데 코테가 될거라 전혀 예상을 안하고 있던 상태라 정말 정신없이 무슨 말을 쓰는지도 모른채 마감시간에 거의 끝자락에 제출을 완료하였습니다.
(문항 중에 본인이 살아오면서 어떤 영향력(impact)을 끼쳤는지 적는 문항이 있었는데 정말 머리 백지..ㅎㅎ, 나에게 영향을 미친 ~ 과 같은 유형의 문항은 봤지만 제가 끼친 영향이라니요… ㅠ)
서류도 합/탈의 과정을 거치는 것인지 비율은 어떠한지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지 않았지만 며칠 뒤 인터뷰 준비에 관한 메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자소서를 정말 소름 끼치도록 잘 못쓰기 때문에 마감 5분 전에 서류 제출 클릭을 하면서도 우와 카카오에 서류를 제출하다니
생각만 할 뿐이었는데 당장 다음주에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머리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내가 지원한 직무가 카카오 내에서 정확히 어떤 데이터를 다루고 어떤 테스트를 하지?
, 카카오에 1년 재지원 불가 뭐시기 얼핏 들은거 같은데 그럼 이번에 면접 봐서 떨어지면 하반기에 지원 못해보는건가?
, 면접 날 연차는 어떻게 써야되지.. 미리 신청해야하는데
등등 혼란 그 자체의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인터뷰 일정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 날에 일정이 잡혀 연차도 미리 조정해놓고 인터뷰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근데 참 사람이 아침 10시에 도서관을 가든 점심 먹고 3시에 도서관을 가든 저녁에 공부한 양을 비교해보면 별 차이 없다고, 회사 업무 보랴 지인들과 하는 스터디 준비하랴 개인적인 일들을 하다보니 어느새 내일이 인터뷰날이 되더라구요..
또 서류 때처럼 부랴부랴 전에 어떤 프로젝트들 했었는지 낼름낼름 읽고 프로젝트 관련해서 답변 시원하게 못했던 꼬리 질문들 정리 해놓은거 한번 보고, 직무 관련 인터뷰나 작년에 입사하셨던 다른 분들의 후기글 찾아보고.. 초등학생이 방학 숙제하듯 전날 불태우고 대망의 인터뷰 날을 맞이하였습니다.
집 근처 스터디룸을 예약해두고, 오후 반차를 내 집에 와서 옷 갈아입고 머리하고 스터디룸에 도착하여 심호훕 습습후 습습후 하다보니 시간이 되어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인터뷰는 구글밋으로 진행되었고 2:1 면접으로 지원 직무 관련 부서 면접관 두분께서 번갈아가며 질문을 주셨습니다.
대략 1시간 정도 면접을 보았고 큰 흐름은 신원 확인 - 코테 검증? - 직무 관련 질문1 - 직무 관련 질문2
이렇게 진행 되었습니다.
코테 검증 단계 에서는 코딩테스트에 제출했던 코드가 내가 작성한 것이 맞는지 간단히 설명을 통해 어떤식으로 구현하였으며, 지금 시점에서 다시 생각할때 이렇게하면 맞았을 것 같다, 혹은 더 효율적으로 답이 도출이 될 것이다 와 같은 추가 질문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다행히 제가 딱 기억나는 부분에 대해서만 질문을 주셔서 그 자리에서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
(저는 이걸 전날밤에 알아서 정말 절망했어요. 문제가 뭐였는지도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데 제가 짠 코드는 생각이 날 리가 없죠.. 다음에 또 다른 코테를 볼 경우가 있다면 적어도 어떤 문제였는지는 개인적으로 기록해두어야한다는걸 알았습니다..ㅎㅎ)
직무 관련 질문1 에서는 머신러닝/딥러닝 관련하여 일반론적인 여러 질문을 주셨습니다. 알고 있다면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과적합 방지를 위한 기법들 중 아는것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성능 검증에 활용 가능한 지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Task 별로 예시를 들어주세요.
와 같은, 알고 있다면 명확히 답변 가능한 질문에 대하여 답변하고 답변이 조금 애매하다면 꼬리 질문을 통해 확실히 알고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시기도 하고 틀린 얘기일 경우 이런이런~ 내용과 방금 말한 저런저런~ 내용은 논리적으로 연결이 이상한데 OO은 XX라 하면 안되나요?
처럼 순간 헷갈렸거나 잘못 얘기한 부분에 대해 다시 답변할 기회도 주셨습니다.
(물론 모르는 내용이면 소용 없었겠지만 저는 다행히 명확히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이 생소한 질문보다 더 많았습니다.)
직무 관련 질문2 에서는 상황(혹은 Task)을 주고 ‘저’ 라는 사람이 문제를 어떤식으로 해결해가는지를 검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20~30분동안 진행되었던 이 파트가 정말 카카오 인터뷰를 참여하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기업의 경우 간혹 저런 형식의 질문을 하면 자칫하면 지원자의 아이디어만 쏙 뽑아간다 라는 구설수가 생긴 경우도 있었는데,
제가 저라면 OO를 먼저하고, OO를 통해 검증 단계를 거칠 것이고, OO의 경우는 OO런 식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습니다.
라고 과정을 얘기하면, 그렇게 진행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데 이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 OO을 먼저 따로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처럼 제가 설정한 프로젝트 흐름에 대해 건설적인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고, 짧은 시간이지만 누구 앞에서 시험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함께 프로젝트 회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시간 정도 면접이 진행되었는데, 끝나고 났을때 머리가 멍~ 하면서 내가 무슨 얘기를 한거지.. 온갖 힘이 빠지더라구요..ㅋㅋ 주저리 주저리만 하고 끝난 느낌..
이후 일주일 정도 뒤에 인터뷰 결과를 메일로 받았는데,
…?
합격… 어..
점심 시간 직후에 사무실에 조용히 열어봤는데 그 날은 하루종일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 않더라구요..ㅎㅎ
아직도 모르는게 너무 많고 채워나가야 할 역량이 구멍 송송이지만 감사하고 운이 좋게도 카카오 인턴쉽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다니고 있던 회사와 카카오 인턴쉽 사이 정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저보다 배로 똑똑한 분들과 함께 2달동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3년 후, 5년 후 돌아봤을 때 저에게 더 귀중할 것이라 생각이 들어 도박 아닌 도박을 하고 다음주부터는 영어 이름으로 다시 새 출발을 하게 됐네요.
스스로 이런 결정에 떳떳할 수 있도록 후회 없이 배우고 익히는 두달을 보내야 겠습니다..ㅎㅎ
아자!